기획_보고서

기획력 강의 2강. 목적과 목표

바보온달 2021. 8. 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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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어떤 일을 수행할 때 목적과 목표를 분명하게 하고 시작하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리고 실제로 일을 수행할 때 이 말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고교시절 중간고사 시험에 임할 때를 생각해 보라. 아마도 전교 10등, 혹은 평균 90점과 같은 목표를 설정했을 것이다. 해마다 봄이면 프로야구 구단의 감독들의 출사표가 이어진다. 올해 목표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것이라거나 60승, 70승과 같이 달성하고 싶은 승수를 제시하기도 한다. 목표를 세우고 일을 하는 것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목표 만으로 일을 수행하는 것은 어딘가 허전하다. 목표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할 수 있지만 어디에서 출발해야 하는지는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교 10등, 평균 90점은 도대체 왜 도달해야 하는 것인지 생각해 보라. 그냥 좋은 성적을 받으면 좋은 것이라서? 뻔한 설명을 굳이 붙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목표는 홀로 작동하지 않는다. 목표는 목적과 함께 있을 때 강력한 힘을 갖게 된다.

  목적이란 “사물이 존재하는 이유”이다.[1] 펜의 존재이유는 글을 쓰는 것이며, 글을 쓰는 것이 곧 펜의 목적이 된다. 마찬가지로 안경의 존재이유는 눈을 보호하거나 사물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안경의 목적이다. 학생이 중간고사에서 전교 10등이나 평균 90점이 되어야 하는 이유, 프로야구 구단이 60승을 해야 하는 이유가 목적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원하는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것일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그 점수를 받아야 애인과 심야 데이트를 할 수 있는 상황일 수도 있다. 부모로부터 갖고 싶은 스마트폰을 선물 받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목표는 같으나 이유가 다른 상황인 것이다. 목표 만으로는 어떤 상황 속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것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목표에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것이 목적이다.

 

  방향은 목표를 향해 발걸음을 움직이기 전에 알아야 한다. 따라서 목적은 일의 출발점이다. 비즈니스 상황을 생각해 보라. 올해의 순이익목표 100억 원을 달성하자고 외치는 CEO의 머리 속에는 다음 연도 증시 상장을 위해 갖추어야 할 조건들이 가득할 지도 모른다. 일의 목표에는 그 일의 출발지점이 생략되어 있다. 학생들이 매일 학교에 가는 이유는 배움이다. 일반적인 직장인이 매일 출근하는 이유는 월급이다. 너무나 일상적이며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무도 그 이유를 묻지 않을 뿐이다.

  모두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일지라도 확인해 보아야 한다. 그러면 출발점에 대해서 공감하고 있는지, 아니면 동상이몽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목적과 목표로 정리하라는 것은 기획이 시작되는 지점과 끝나는 지점을 명확히 제시하라는 것이다.

기획의 3가지 요소,
일(What),
방향(Why), 살행(How) 중에서
"방향"을 명시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목적’이고,
실행의 "수준"을 설명하는 것이
'목표'이다.


  기획의 목적과 목표를 구체화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질문이다. ‘이 과제는 왜 존재하는가?’, ‘이 과제를 왜 실행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과제의 목적을 정리할 수 있고, ‘이 과제를 어느 수준까지 어느 정도로 실행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는 목표를 구체화할 수 있다.

  문제의식을 갖고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바로 일반적인 기획과정에서 가장 먼저 수행하는 환경분석, 배경분석의 의미이다. 상황에 늘 관심을 두고 그에 대한 인식을 끊임 없이 수행하면 상황판단능력이 높아지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문제의식’이다. 이 문제의식이 문제 상황 속에서 목적을 찾는 것을 도와준다.

 

[그림2-1] 기획의 3요소와 목적, 목표의 관계

 

 

  배경분석은 기획의 목적과 목표의 정렬, 과제의 명확화, 해야 하는 일의 범위 등을 밝히는 것이다. 기획의 목적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배경의 상황을 둘로 나눌 필요가 있다. 바로 시작상황과 전개상황이다. 시작상황은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기준점이다. 그 때까지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 왔던 평범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작상황은 미래의 바람직한 결과를 만들지 못하거나, 만족하지 못하는 결과, 즉 과제가 필요한 상황으로 변화하는데 그것이 전개상황이다. 이 전개상황을 타개하는 것이 바로 기획의 존재이유, 목적(Purpose)이다.[2]

  기획의 목적(Purpose)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기준이 되었던 미래의 바람직한 결과는 목표(Goal)이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해야 하는 일은 과제(Task)이다. 이때 그 과제를 완수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를 정해야 하는데, 그 지표가 과제의 목표(Objective)이다. 이 과제의 목표는 일의 범위를 결정하는 주요한 기준이 된다.

 

[그림2-2] 배경-목적-과제

 

  예를 들어보자. A라는 회사에서 신제품 K를 출시했다. 하지만 시장에 출하되자 마자 제품불량과 관련된 컴플레인이 높아지고 있고, A회사의 유통을 맡고 있는 대리점들 역시 제품의 신뢰도에 의문을 품고, 이 회사의 다른 제품의 취급까지 꺼리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배경분석이란 문제를 파악하여 과제를 설정하는 것이다. 이 사례의 표면적인 현상은 제품의 불량이지만, 실질적으로 해결을 요하는 상황, 즉 문제는 고객과 유통채널의 신뢰도 하락이다. 회사A는 신제품 K를 출시하기 이전에는 순조로운 비즈니스를 수행하고 있던 회사였을 것이다. 그런데 야심차게 내놓은 신제품이 오히려 회사 전체의 이미지와 신뢰도를 손상시킨 상황인 것이다.

  기획의 목적은 두말할 필요 없이 시장과 유통채널의 신뢰도 회복이다. 신뢰도 회복은 기획의 방향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과제는 명확하지 않다. 목표가 필요하다. 목표는 목적 달성을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을 정하면 된다. 예컨대 떨어진 시장점유율이나 제품에 대한 평판을 지표로 결정한다. 점유율 10% 회복 혹은 평판 지수 90% 달성을 설정하면 자연스럽게 해야 할 일, 과제가 보일 것이다.

  기획과제는 제품 불량에 대응하는 것이다. 대체품을 신속히 출시하는 것이 과제가 될 수 있다. 이 때 대체품의 수준을 정하면 그것이 바로 과제의 목표가 되고, 이것이 과제의 범위를 한정하게 될 것이다. 즉, 불량 부분을 커버하는 정도의 개량품인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기능과 사양을 가진 신제품 수준의 대체품인지에 따라 투입해야 할 내용이 달라질 것이다.

  배경분석은 인식한 목적(Purpose)을 달성하기 위해 도달해야 하는 구체적인 목적/목표와 과제/범위를 결정하는 것이다. 목적으로 기획의 방향을 잡고, 목표로 기획의 범위를 정하라. 문제를 인식하고 과제를 설정하라. 목적을 의식하고 목표를 세워라. 이제 당신은 기획을 시작하였다.


※주[1] 아리스토텔레스는 ‘목적’을 존재인(存在因)이라고 했다. 존재인이란 사물의 존재이유를 말한다. (길영로, 2012, p.44)

주[2] 배경의 상황인식은 기획 이후 기획보고서를 작성할 때 도입부를 구성하는 단초가 된다. 민토는 대부분의 문서는 4가지 질문 중 하나에 답변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그 내용은 1. 어떻게 해야 하는가? 2. 해결책은 어떻게 실행되는가? 3. 올바른 해결책인가? 4. 왜 실행 효과는 없었는가?의 4가지 질문이다(민토, 2004,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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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경택. 2013. "기획력강의". 동문통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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