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_보고서

기획력 강의 3강. 해결안을 찾는 기획 - 문제해결기획

바보온달 2021. 8. 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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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에서 가장 중요한 첫 단추인 문제인식과 과제설정을 완료하였다면 주저 없이 해결안을 도출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지극히 단순한 몇 가지 과제 유형을 제외하면 해결안을 도출하는 단계가 기획 과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해결안을 도출하는 방법은 단순하다. 우리는 일상에서 종종 어려운 일에 부딪친다. 그 일을 극복하는 방법은 경험이 많은 누군가의 도움을 받거나 자신이 직접 하나하나 해보는 수 밖에 없다. 기획에서 해결안을 도출하는 이치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해결안을 찾을 수 있다면 주위에서 그것을 구하면 된다. 만약 주위에 그 해답이 없다면 직접 해답을 구해야 한다.

기획은
해결안을 도출하는 단계에서
해결안을 찾는 기획과
해결안을 만드는 기획의
2가지 절차로 나뉘어진다.

(1) 해결안을 찾는 기획에서 필요한 것은 "지식과 아이디어"


아주 추운 겨울 자물쇠가 채워진 문 앞에 서 있는 자신을 상상해 보라. 문을 열고 들어가야 추위를 막을 수 있는데 열쇠를 잃어버렸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마침 당신 주위에는 당신의 곤란함을 지켜보고 있는 친구들이 있다고 하자. 당신의 손에는 스마트폰도 있다. 문을 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열쇠를 찾는 것이지만, 그 시간에 어떻게든 자물쇠를 푸는 방법을 찾는 것이 좋지 않을까?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바로 주변 친구들의 지식과 아이디어이다. 누군가는 당신과 같은 경우를 당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옷핀으로 자물쇠를 따는 방법을 알고 있거나, 자동차에 보관 중이던 공구함 속에서 렌치를 가져와 자물쇠를 파괴하는 아이디어를 내놓는 친구도 있을 것이다. 119를 불러야 한다고 조언하는 친구도 있을 수 있으며,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하여 더 많은 지식검색을 시도할 수도 있다. 이러한 시도는 모두 해결안을 찾는 기획의 과정이다. 이러한 유형의 기획에서 필요한 것은 주변의 지식과 아이디어이다. 당신은 그저 수많은 아이디어 중에서 가장 실행가능성과 효과가 높은 것을 해결안으로 결정하면 된다.

해결안을 찾는 기획은 과제해결의 고속열차를 타는 것과 같다. 중간 정류장 없이 곧 바로 해결책으로 직행하는 경로이다. 한 가지만 유의하면 된다. 문제상황 혹은 과제를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과제가 구체적이지 않으면 해결안도 애매하게 제시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물쇠가 채워진 철문을 열고 방에 들어가는 방법’과 ‘자물쇠가 채워진 창문을 열고 방에 들어가는 방법’은 해결의 아이디어가 상이할 수 있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과제 만이 원하는 지식과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림3-1] 해결안을 찾는 기획


주변에서 지식과 아이디어를 구할 수 있다고 해서 손쉽게 얻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 해결안을 줄 만한 대상을 찾아서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구해야 한다. 전문가를 찾아 질문을 통해 답을 이끌어 내거나 소위 브레인스토밍과 같은 주변인의 아이디어 도출방법을 활용할 수도 있다.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는 많을수록 좋다. 좋은 아이디어란 최종적으로 선택되는 것이지 아이디어를 모으는 과정에서 확인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가능하면 많은 아이디어를 수집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100가지 이상의 아이디어에서 좋은 아이디어 1~2개가 나온다고 한다.

해결안을 찾는 기획에서 아이디어는 해결안의 토대가 된다. 기획은 아이디어끼리 더하고 빼고, 곱하고, 나누는 사칙연산으로 만들어진다.[1] 아이디어의 본질은 새로움이다. 내게는 어렵고 무겁던 어떤 것이 누군가에게는 그저 일상이며, 즐거움일 수 있다. 기획 과제를 수행하는 것은 고달픈 짐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경험 속에서 새로움을 찾는 문제해결의 즐거운 과정이 되어야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브레인스토밍이다. 브레인스토밍은 알렉스 오스본이라는 미국 광고회사 사장이 고안한 아이디어 창출 기법이다. 보통 6-12명의 사람이 60분 정도의 시간 동안 해결안의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토의하고, 분석하여 결정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모여 아이디어를 끄집어 내는 일은 여러가지 제약을 초래한다.[2]

가장 먼저 초래되는 제약은 좋은 아이디어에 대한 집착이다. 최고의 아이디어가 나오기 까지 기다리려는 참여자의 암묵적 경쟁이 오히려 아이디어 도출에 장애가 되는 것이다. 반대로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좋지 못한 아이디어에 대한 비판의 두려움이 있을 수 있다. ‘웃음거리가 되지 않을까?’ ‘다른 사람은 어떻게 평가할까?’와 같은 주저함이 아이디어 도출에 어려움을 만들어 내게 된다. 오스본은 이러한 아이디어 도출의 장애요인들을 분석하고 정리하여, 그 장애를 극복하는 원칙을 정립하였다.

오스본에 의하면 아이디어 도출에 장애가 되는 요인은 3가지이다. 첫째가 인식의 장애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지식과 경험의 세계에서 살아간다. 따라서 아이디어의 수준도 그 범주를 벗어나는 것이 매우 힘들다. 소위 고정관념이라고 하는 것이 그것이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방법을 생각해 보자. 통상적인 인식은 비행기, 열차, 고속버스, 자동차 정도이다. 늘 경험하는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쉽게 생각을 끄집어 낼 수 있다. 하지만 그 뒤로는 속도가 늦어지기 시작한다. 경험하지 않은 것들을 떠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인식이란 경험 속에서 축적, 강화된다. 위의 4가지 방법은 서울과 부산을 가장 빠르게, 혹은 가장 편안하게 갔던 경험에서 축적된 인식의 결과물이다. 인식의 장애란 바로 누구든지 경험으로부터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가장 빠르게, 편안하게’라는 인식을 벗어나게 되면 매우 다양한 방법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빠르게’를 포기하면 자전거, 인라인 스케이트, 일반버스, 달구지 등의 이동수단을 생각할 수 있고, ‘편안하게’를 포기하면 화물칸, 버스 짐칸, 썰매 등 생각할 수 있는 여지는 넓어진다. ‘타고 가는 대상’을 바꾸면 소, 말, 코끼리를 타고 갈 수도 있다. ‘무엇인가를 타고 간다’는 인식을 버리면 걸어간다, 뛰어간다, 기어간다 등의 아이디어가 튀어 나온다. 육지라는 이동경로의 인식을 벗어나면 배라는 이동수단이 나오고, ‘중간 경로’를 넣으면 서울에서 일본, 일본에서 태평양을 지나 미국, 다시 대서양을 건너 유럽을 통해 다시 부산으로 돌아오는 방법도 선택할 수 있다. 인식의 장애는 이렇듯 풍부한 아이디어를 사장시킨다.

둘째는 문화의 장애이다. 문화의 장애는 사람들의 속한 사회의 질서, 규칙과 같은 문화적 요인이 작용하는 것이다. 우리는 가장 효율적인 방식에 최적화되어 있다. 질서를 지켜 버스에 오르고, 장유유서에 따라 밥상을 받고, 1인1표의 선거와 같이 민주적, 평등의 규칙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 회의 석상에서 아이디어를 꺼내는 것도 순서대로, 한 사람씩, 하나씩 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익숙하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규칙 속에서 아이디어는 제한되고 사장된다.

셋째는 감정의 장애이다. 감정의 장애는 비판에 대한 두려움을 말한다. 좋은 아이디어에 대한 강박과 타인의 평가에 민감한 사람이 반드시 있다. 두려움을 넘어 공포감을, 아니면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섣불리 발언하지 않는 징후들이 아이디어 창출에 장애로 작용한다.

오스본이 제시한 브레인스토밍의 4원칙은 바로 이러한 장애를 넘어서기 위한 것이다.

첫째는 인식의 장애를 벗어나기 위한 질보다 양(Focus on Quantity)이다.[3]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많은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브레인스토밍이 추구하는 것이다. 최초의 20-30개의 아이디어는 통상적인 인식 속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최소한 100개가 넘어서야 비로소 번득이는 아이디어의 가능성이 높이지는 것이다. 많은 아이디어가 좋은 아이디어를 만든다는 믿음의 원칙이 바로 질보다 양의 원칙이다. 나머지 3개의 원칙 역시 질보다 양의 다른 표현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양을 추구하는 것이 브레인스토밍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둘째는 감정의 장애를 뛰어 넘기 위한 비판금지(Withhold Criticism)이다.


분석과 비판은 아이디어를 모두 꺼냈을 때 하는 것이다. 아이디어 도출과정의 비판은 새로운 아이디어의 싹을 죽이는 짓이다. 아이디어를 걸러내는 것은 뒤로 미루고, 제출되는 아이디어에 환호하라.

셋째는 문화의 장애를 벗어나기 위한 자유분방(Welcome unusual ideas)이다.


한 사람이 100개를 모두 말해도 좋은 것이다. 모든 사람이 골고루 말할 필요도 없다. 순서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 난장판이 허용되는 회의가 브레인스토밍이다. 혼돈을 즐겨라.

마지막으로는 구성원간의 교류를 활성화시키는 편승환영(Build on the ideas of others)이다.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에 무엇이든 하나를 보태거나 빼는 것도 아이디어이다. 주전자 뚜껑에 작은 바늘구멍을 뚫은 것이 위대한 발명이 됐다. 둥그런 컵을 납작하게 찌그러뜨린 종이컵이 히트를 쳤다.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에 작은 변화를 시도하라.

[그림3-2] 아이디어 도출의 3가지 장애와 브레인스토밍의 4원칙

(2) 해결안을 만드는 기획에서 중요한 것은 "평가와 선별"


브레인스토밍의 아이디어 도출 단계가 지나면 나열된 아이디어에 대한 정밀한 평가가 필요하다. 즉 해결의 아이디어를 찾아냈으니 검토하여 과제 수행에 가장 적합한 아이디어를 선별해야 한다. 자유분방하게 마구 쏟아 낸 아이디어이기에 그것을 선별하는 일은 좀 더 엄정해야 한다. 엄정한 선별의 기준은 바로 실행가능성(feasibility)과 효과성(effectiveness)이다. 소위 가능성-효과 분석이라고 하며, 비용의 측면을 고려한 Pay-0ff Matrix를 활용한다. 가로축에는 실행을 위해 필요한 비용과 노력 등을 고려한 실행가능성을, 세로축은 그 아이디어가 실행되었을 경우 얻을 수 있는 기대효과의 크기로 정하는 매트릭스이다.

[그림3-3] 가능성-효과분석 매트릭스


제시된 아이디어 각각을 가능성과 효과의 측면에서 평가하고 매트릭스에 포지셔닝시키면 전체의 아이디어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이 때 실행가능성과 효과성이 모두 높은 1사분면의 아이디어가 채택의 아이디어, 즉 해결안이 된다. 다시 말하지만 해결안을 찾는 기획은 바로 다른 사람의 지식과 경험, 아이디어라는 직행열차의 티켓을 구매하는 것이다.

가능성-효과 분석은 해결안을 선정하는 것으로만 활용되는 것은 아니다. 매트릭스의 2사분면에 주목해야 한다. 효과성은 높다고 판단되지만 실행가능성에 있어서 부족한 아이디어들이 사장되어서는 안 된다. 이 역시 기록되어야 한다. 매트릭스의 1사분면은 보고서에 기록되어야 하고, 2사분면의 아이디어는 수첩에 메모의 형태로 보관되어야 한다. 기획이란 현재에서 완결되는 것이 아니라 연속되는 과정이다. 현재 실행가능성이 낮은 아이디어가 어느 순간 높은 가능성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가능성-효과분석을 통해 선정된 아이디어는 구체적인 행동수준으로 정리함으로써 해결안이 구체화 된다. 예컨대 회사 내 주차공간 부족으로 인해 출퇴근 직원들의 주차장 내 접촉사고가 늘어나고, 인근도로 불법주차로 인해 민원이 발생했다고 가정하자.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의 아이디어를 구하고 분석한 결과, 통근버스 증편, 카풀 확대, 차량 5부제 시행 등의 아이디어를 채택하였다면 각 아이디어에 대해서 실행방법을 구체화해야 한다. 통근버스 증편의 경우는 시간대별 버스 증편 내용을 구성하고, 이를 통지하는 것, 카풀 확대는 카풀 데이 지정이나 카풀 지원 내역을 확정하는 것, 차량5부제 시행의 경우는 이행 상태 확인과 고지, 인센티브 부여 등의 세부적인 실행 방법을 정리해야 한다. 실천의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해결안이라면 그 해결안은 그저 마땅히 해야 하는 슬로건으로 남게 될 것이다. 주변을 둘러보라. 조직 내에 얼마나 많은 슬로건들이 넘쳐 나고 있는지……


※주[1] 가토(2004), “생각의 도구”, p.31

주[2] 성공적인 브레인스토밍을 위한 몇 가지 기본법칙이 있다. (1) 나쁜 아이디어는 없다 – 브레인스토밍 시간에는 어떤 사람도 ‘나쁜 아이디어’라는 비난을 받지 않으려고 말을 하는데 주저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2) 멍청한 질문이란 없다 – 어떤 질문이든지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3) 자기 자식도 죽일 준비를 하라 – 브레인스토밍 모임에 와서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고 도랑을 파면서 방어할 생각을 말라. (4) 시간 개념을 가져라 – 시간이 걸리는 것(2시간 이내)을 인정하지만, 너무 오래 끌면 생산성이 빠른 속도로 떨어진다. (5) 종이 위에 적어라 – 반짝이는 아이디어는 기록으로 남겨라(라지엘, 1999, pp.132~134)

주[3] 아이디어에 대한 불문율 깨기 1. 아이디어란 기존의 요소를 새로 조합한 것일 뿐이다. 2. 우리가 원하는 것은 업무나 실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실천적인 아이디어와 기획이다. 3. 조금만 새로워도 그 아이디어는 ‘새로운 것이다’ 4. 아이디어는 완벽할 필요는 없다. 5. 아이디어는 질보다 양이 중요하다. 6. 아이디어가 많은 양의 정보로 구성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단 한 줄이어도 된다. 7. 아이디어의 실현 가능성 따위는 뒤로 미뤄두라(가토, 2004,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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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경택. 2013. "기획력강의". 동문통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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