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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력 강의 5강. 과제를 해결의 수준으로 나누어라. (1) MECE 사고

바보온달 2021. 8. 8.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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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결해야 할 과제가 복잡한 경우에는 그 해결안을 단 번에 끄집어 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과제를 구성하는 다양한 논점들의 관계가 애매하거나 서로 얽혀 있어 일관된 해결안으로 정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과제의 전체적인 모습을 볼 수 있도록 논점들의 관계를 정리하는 것을 과제의 구조화라고 한다.[1]

  과제의 구조화를 위해 사용되는 도구가 바로 로직트리, 혹은 이슈트리이다. 하나의 과제를 몇 개의 이슈(=논점)로 분해하고, 분해한 이슈를 다시 하위 이슈로 세분화해 나가는 것이다. 세분화된 이슈가 펼쳐져 나가는 것이 마치 나뭇가지가 뻗어 나가는 것과 같은 모습처럼 보여 이슈(논점)에 트리(나무)를 덧붙여 이슈트리라고 명명한 것이다. 이때 이슈트리는 무작위로 뻗어가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논리적 질서를 갖추고 있는데, 이슈트리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논리적 사고 방법이 바로 MECE 사고이다.

 

MECE 사고로 전체를 파악하라.

 

  문제의 해결을 위해 생각을 구조화하려면 혼란과 중복을 피하면서 전체를 볼 수 있어야 한다.[2] 어떤 사항을 중복이 없으면서도 누락이 없도록 전체를 부분으로 구성하는 사고방법을 MECE사고라고 한다. MECE란 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의 영문 약자로 일종의 분류방법이다. 전체집합을 부분집합으로 나누되 중복과 누락이 없도록 한다는 개념이다.

  MECE 사고는 과제를 구조화할 때 필수적이다. 문제의 원인을 규명하거나, 과제의 해결안을 만들어 갈 때 생각의 깊이와 넓이를 고려하도록 도와준다. 생각이 중복이 되면, 같은 일들을 반복하게 되거나 쓸데 없이 시간을 낭비할 수 있다. 과제의 전체상을 유지하지 못하면 정작 핵심적인 부분을 놓쳐서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의 대통령 선거를 위해 유권자를 지역별로 나눈다고 생각해 보자.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수도권-영남-호남-충청-강원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엔 제주와 재외국민이 누락되어 있다. 만약 선거전략을 구상하는 경우에 전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여성복을 판매하기 위해 영업 담당임원이 대상 고객을 숙녀 캐주얼, 숙녀 정장으로 나누고, 특별히 직장여성을 위한 전문파트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면, 업무상의 혼란과 중복을 피하기 어렵다.

 

[그림5-1] 선거 유권자의 MECE – 누락

 

[그림5-2] 숙녀복 판매의 MECE-중복

 

  반면에 대학 학위 취득과정을 학부과정(학사), 대학원 석사과정, 대학원 박사과정으로 나누면 중복과 누락이 없는 상태가 된다. 대학에서 학생을 모집하는 경우에 이러한 분류에 기초한다면 업무를 세분화하여 처리하기 쉬워진다.

 

[그림5-3] 대학 학위취득과정의 MECE

 

  이렇듯 MECE는 누락으로 인해 핵심을 놓치거나, 중복으로 인해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것을 방지하는데 도움을 주는 사고방법이다

MECE 분류의 핵심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다.

 

  논점을 중복과 누락이 없는 상태로 분류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기준’이다.[3] 전체를 부분으로 나누려면 나누는 도구, 즉 칼이 필요할 것이다. 하나의 전체를 나누기 위해 사용하는 칼의 종류는 많다. 3등분 혹은 4등분용 칼이 있을 수 있다. 이 때 3등분과 4등분의 모양은 달라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칼을 사용할 것인가를 정하고, 그 칼로 나눈 전체가 분명하게 그려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만약 지방에서 서울로 이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누구에게 자문을 구할 것인가? “요새는 중대형 아파트의 기대치가 떨어지니까, 경제적 가치가 높은 중소형 아파트를 고려해 보는 것이 좋겠네. 가격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아무래도 강남 쪽이 어떨까? 아이들의 학군을 생각해야 한다면 신도시 쪽은 피해야 할 텐데…” 이사를 위해서는 면적, 가격, 교통, 직장과의 거리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 의사결정은 자꾸만 미루어지게 된다.

  이때는 고려해야 할 요소들을 기준으로 하여 선택지를 넓혀 보는 것이 필요하다. 매입할 것인가? 임대할 것인가? 매입가격을 기준으로 하면 1억 이하, 2억 이하, 3-5억, 5억 이상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지역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에는 강남, 강동, 강서, 강북 등으로 구분할 수 있고, 면적을 기준으로 전체를 볼 수도 있다.

  복수의 기준을 가지고 MECE 트리를 구성하는 경우에 기준을 적용하는 순서가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기준이 먼저 적용되고, 순차적으로 기준이 이어져야 한다. 이렇게 복수의 기준을 차례로 적용해 나가면서 전체를 분류해 보는 것을 MECE 트리라고 한다. 만약 직장과의 거리가 가장 큰 기준이라면, 면적을 중심으로 분류하는 것이 우선되어서는 안 된다. 이사하는 아파트의 면적, 가격 환경 등이 적합하다 해도 결국은 직장과의 거리에 대한 논의가 집중될 수 밖에 없고, 앞에서 선택했던 옵션들은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가장 핵심적인 기준을 우선 적용한 이후, 각 논점 별로 다시 하위 기준을 적용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아래의 그림은 서울로 이사한 한 직장인의 의사결정을 위한 옵션을 트리로 구성한 것이다. 가장 먼저 적용된 것은 입주의 형태였다. 지방의 집을 처분하고 서울에 주거를 마련하는데 들었던 가장 큰 고민거리가 사서 갈 것인가 아니면 전세 혹은 월세로 가는가였다. 주택경기를 고려하자니 매매는 부담스러웠지만, 집이 없는 세입자 신세도 썩 내키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임대와 매매를 중심으로 선택지를 넓혀보았다. 임대일 경우에는 직장이 강남인 점을 고려하여 직장에서 가까운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분당 등을 후보지로 고려하기로 했으며, 매매일 경우에는 예산의 범위가 중요하기 때문에 3억 이하, 5억 이하, 7억 이하로 구분하여 접근하려고 했다. 그리고 나서 분류된 지역마다 특성을 고려하여 대상 후보를 압축하였다. 강남구의 경우 직장에서의 도보거리를 기준으로 한 주변 아파트, 서초구의 경우 주거환경을 고려하여 빌라 단지를 대상으로 선정할 수 있었고, 송파구의 경우는 직장까지의 대중교통을 고려한 지하철역 주변의 아파트, 분당의 경우에는 직장까지의 거리가 있기 때문에 교통보다는 편의시설 중심으로 아파트를 선정하기로 했다. 매매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예산의 범위마다 선택할 수 있는 대상지역이 있을 것이다. 예컨대 3억 이하라면 직장이 있는 강남에서의 매매는 어려울 것이다. 가격 대비 평 효율이 높은 강북 지하철 7호선 주변 아파트를 대상으로 할 수 있을 것이고, 3-5억이라면 강동의 주거환경이 좋은 아파트를 선정할 수 있을 것이며, 7억 이상이라면 강남 주변의 아파트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5-4] MECE 트리 

  MECE는 중복이나 누락이 없는 상태를 만드는 사고이지만, 분류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MECE로 전체를 바라보는 사고는 핵심을 꿰뚫을 수 있는 시야를 갖기 위함이다. 분류를 했는데 그 이후 아무것도 진전되는 것이 없다면 MECE는 가치가 없다.

 

MECE는 분류 자체가 아니라
논의를 위한 것이다.

 

  MECE가 중복이 없고, 전체적으로 누락이 없는 상태를 만드는 분류법이지만, 분류를 위한 분류가 되어서는 안 된다. 논점 전체를 이해하기 위한 것이 MECE의 목적이란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완벽한 MECE를 만들기 위해서 가능한 모든 선택지를 열거하고자 하는 것은 과잉 사고이다. 예컨대 앞에서 제시한 MECE 트리에서 아파트 입주형태를 매매와 임대로 나누었지만, 임대 후 매매라는 독특한 입주 형태가 있을 수 있다. 이것은 매매와 임대의 중간 수준 정도의 형태라고 할 수 있다. 누락이 없어야 한다는 원칙을 적용한다면 앞에서 제시한 MECE 트리는 MECE가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이러한 매매형태가 매우 미미하다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설사 누락되었다고 해도 논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기타의 항목으로 분류하거나, 임대나 매매의 비중을 고려하여 어느 한 쪽으로 포함시켜 분류하면 그만이다. 임대 지역 역시 서울 전체를 포괄하지 않고 있는데 나머지 지역이 선택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라면 누락을 없애기 위해 굳이 분류의 폭을 확장할 필요는 없다.

완벽한 MECE 만이 MECE가 아니다.
다소 불완전하더라도,
전체적인 논의를 진전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면
그 역시 MECE라고 할 수 있다.


※주[1] 우수한 경영자의 자질 중 하나는 ‘이것이 향후 우리의 과제이다’라고 명확히 제시할 수 있는 뛰어난 과제 설정 능력이다. 그것은 문제의 구조와 발생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무엇이 원인인지를 찾아내 진정한 문제점을 알아내고 문제해결을 추진하는 힘이다(사이토, 2003, p.152)

주[2]MECE는 우리의 사고를 최대한의 명확성(따라서 최소한의 혼란)과 최대한의 완벽성으로 구조화시킨다. MECE는 문제를 구성하는 이슈(Issue)들을 규정할 때 시작된다(라지엘, 1999, p.24)

주[3] 수학의 개념에 비유하면 기준은 직선의 선형 변수에 해당한다. 그 선위에 요소라는 변수 값이 늘어서 있는 것이다 (가와세, 2004,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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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경택. 2013. "기획력강의". 동문통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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