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보고서 작성을 위한 도구는 아래한글 문서형식이나 M/S워드와 같은 문서작성 프로그램이 활용되고 있지만, 파워포인트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비주얼을 좀 더 편리하게 사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메시지를 표현하는 것 보다 표 혹은 차트, 비주얼을 앞세우는 경우가 많아졌다. 표와 차트, 비주얼은 메시지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보조도구일 뿐이다. 전달하려는 것은 메시지이다. 메시지를 포장하는 비주얼, 데이터를 제시하는 표 혹은 차트는 메시지의 이해도를 도울 수는 있다. 하지만 명시적으로 표현되는 문장으로 된 메시지보다 더 나을 수 없다.
데이터에서 메시지를 꺼내라.
데이터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실, 데이터, 정보, 지식의 개념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A의 몸무게는 86Kg이다”라고 하는 것은 하나의 ‘사실’일 뿐 그 자체가 데이터가 될 수 없다. 데이터란 “연속된 수치의 값이 누적된 것”을 말한다. 사실이 모여 데이터를 만든다. A의 석 달 전 몸무게는 72Kg, 지금은 86Kg과 같이 비교할 수 있는 누적된 수치가 제시되어야 데이터가 된다. 이렇듯 데이터란 그 자체로 하나의 항목이 아닌 복수의 값이 내포되어 있다. 그래서 보는 사람에 따라 그 데이터에서 읽을 수 있는 메시지 역시 복수일 수 밖에 없다.
데이터는 사건에 대한 객관적인 사실의 집합으로서 그 자체로 기능할 수 없다. 데이터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면 정보가 되고, 이 정보가 사람에게 체화되면 지식이 된다.[1]
메시지를 표현한다는 것은 데이터 안에 내포되어 있는 값의 변화 혹은 비교의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다. 데이터를 보여 주는 것으로는 의도와는 상관 없는 메시지가 전달될 위험이 높아진다. 잘못 이해된 메시지로 인해 상대방은 보고의 결론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상대방에게 데이터를 해석하게 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보자. 아래의 표에서 어떤 메시지를 읽을 수 있을까?
[표14-1] 제품별 시장 점유율
제품별 시장 점유율(단위: %) | ||||
제품 A | 제품 B | 제품 C | 제품 D | |
2006 | 31.3 | 10.3 | 6.9 | - |
2007 | 40.8 | 14.6 | 8.5 | 0.8 |
2008 | 33.6 | 11.9 | 5.5 | 3.2 |
2009 | 35.0 | 12.8 | 6.0 | 10.9 |
2010 | 37.5 | 12.4 | 6.2 | 18.2 |
A제품을 중심으로 표를 읽으면 “주력제품 A의 시장 점유율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제품 D를 중심으로 읽으면 “신제품은 2006년 출시 이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추출할 수 있다. 2007년의 특이한 성장세를 중심으로 “2007년은 전사적 마케팅 역량을 집중한 결과 전년 대비 30% 이상의 고성장을 이룩하였다”는 메시지도 가능하다. 2008년을 읽으면 “2008년은 세계적인 경제 위기 상황 속에서 2007년의 성장 증가분을 대부분 반납하였다”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더구나 “우리 회사는 제품 D에 대한 기술투자를 지속해야 한다”와 같은 메시지는 작성자가 표현하지 않는다면 알 길이 없다.
제시된 표는 하나이지만, 설명하는 메시지는 많다. 보고서에서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어떤 것인가? 이 표는 어떤 메시지를 입증하기 위해 만든 것인가? 표는 보조도구이다. 표를 제시하는 것으로 메시지는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는다.
차트는 어떤가? 표와 마찬가지로 차트 역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메시지를 먼저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차트는 데이터를 시각화한 것이다. 개별적인 숫자 보다 전체적인 이미지를 중심으로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쉽고 빠르게 이해시키고자 하는 도구인 것이며, 메시지의 대체물이 아니다. 상대방이 차트에서 어떤 곳에 눈을 두고 무엇을 읽어야 하는지를 제시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아래 그림에서 “신제품D가 우리회사의 주력제품이 될 정도로 성장세가 두드러진다”는 메시지가 제시되었다면 차트를 이해하는 속도는 빨라질 것이다.
헤드 메시지와 근거로 표현하라.
보고서를 위한 슬라이드 작성은 메시지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표와 그림은 데이터이지 메시지가 아니다. 데이터를 보여줌으로써 쓰는 사람은 자신의 메시지를 잘 전달했다고 느낄 수 있다. 자신의 머리 속에는 그 데이터를 통해 얻은 메시지가 뚜렷하게 정리되어 있을 것이므로 전혀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그것을 읽는 사람은 그 데이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메시지를 찾기 시작할 것이다. 좋은 보고서의 특징은 읽는 사람의 시간과 노력을 줄여주는 것이다.
보고서 한 장을 만드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하나의 헤드 메시지 (한 장의 슬라이드에서 전하고자 하는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와 메시지를 설명하는 근거를 중심으로 만드는 것이다. 한 장에 하나의 메시지를 담기 위해서는 정보의 크기를 나누어야 한다. 또한 필요 없는 메시지를 과감하게 삭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도 아깝고, 저것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면 문서는 정보로 넘쳐나게 된다. 정보가 많으면 그것을 소화하는 능력은 반대로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커뮤니케이션의 강력한 도구인 비즈니스 문서는 책장에 꽂히는 양장본의 전시용 책이 되어서는 안 된다.
위 그림은 전형적인 보고서용 슬라이드를 보여준다. 상단에 슬라이드 제목을 쓰고, 그 아래 부분이 헤드메시지이다. 그리고 아래의 도표는 헤드메시지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는 데이터이며, 우측의 텍스트는 헤드메시지를 좀 더 구체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헤드 메시지가 없는 슬라이드를 상상해 보라. 메시지는 결국 전달되겠지만 그 메시지가 전달되는 시간은 헤드 메시지가 있는 경우에 비해 3배 이상 더 걸릴 것이다.
글로 보고하는 것과 말로 보고하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두 가지 형태 모두 보고를 위한 자료가 필요할 것이다. 프리젠테이션을 위한 슬라이드와 보고서를 위한 슬라이드를 비교해 보자. 두 가지 슬라이드의 형태를 비교하기 위해서는 특성을 비교해야 한다.
보고란 상대방과의 대화과정이다. 대화란 동일한 공간에서 동일한 주제를 주고 받는 것이다. 그런데 글로 보고하는 경우에 대화의 공간에 보고하는 사람과 보고 받는 사람이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 말은 보고하는 사람의 역할을 하는 무엇인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글로 표현된 메시지’이다. 슬라이드 한 장에 반드시 메시지가 담겨 있어야 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보고서를 위한 슬라이드는 슬라이드 자체가 대화의 축이 된다. 슬라이드에는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 없는 완전한 데이터와 세세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슬라이드 만으로 대화할 수 있어야 보고서용 슬라이드의 가치가 있다.
반면에 프리젠테이션의 경우는 보고하는 사람과 보고받는 사람이 동일한 공간에 존재한다. 보고 받는 사람은 슬라이드에 담겨 있는 메시지를 읽어가는 것이 아니라, 보고자로부터 메시지를 들으면서 슬라이드로 그 메시지를 확인한다. 프리젠테이션을 위한 슬라이드는 이해하기 쉬운 비주얼로 메시지를 보완하는 보조도구가 된다. 프리젠터의 설명이 없다면 불완전한 슬라이드가 프리젠테이션용 슬라이드이다.
보고서를 쓸 때 흔히 드러나는 오류는 비주얼로 메시지를 대체하는 것이다. 메시지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에 따라 커뮤니케이션의 성격이 달라진다. 보고서란 쓰는 커뮤니케이션이다. 말하는 커뮤니케이션인 프리젠테이션의 슬라이드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데이터, 표, 차트로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빠르게 전달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비주얼이 아니라 메시지이다.
이해하기 쉬운 문장표현
보고서의 핵심은 메시지를 제시하는 것이다. 메시지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어떻게 표현하는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메시지를 표현하는 도구는 말이 아니라 글이다. 보고서의 모습은 읽는 사람의 눈에는 글자체, 문자의 크기, 문자의 간격, 문장의 길이, 1 페이지의 행수, 삽화나 도표의 배치 등으로 보일 것이다. 이러한 문서의 개별 요소들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도 보고서 쓰기의 주요한 관심사 중 하나이다.
메시지를 표현하는 첫 번째 원칙은 ‘상대방이 이해하기 쉽게’이다. 두 번째 원칙 역시 ‘이해하기 쉽게’이며, 세 번째 원칙도 ‘이해하기 쉽게’이다. 당신이 시청 앞 광장을 걷고 있을 때, 누군가가 다가와서 서울역으로 가는 길을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하겠는가? 교통편이 아니라 도보로 가는 길을 설명해 주는 당신의 모습을 떠 올려 보라. 문서 작성은 그 같은 도로 안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역에 가려면 뒤로 돌아서 20미터를 전진한 후, 횡단보도를 건넌다. 그리고 우측으로 100미터를 더 전진하여 다시 횡단보도를 건너서 좌측 방향으로 200미터를 전진한다. 그리고…” 이런 표현으로 길을 안내한다면 상대방은 기억력이 대단히 좋아야 하거나 메모가 필요할 것이다.
다른 방법을 써 보자. 손가락이나 몸짓으로 상대방의 눈을 목적 방향으로 안내한 다음, “저쪽에 보이는 ○○건물을 지나 ‘쭈~욱’ 가면, 남대문이 보이고, 거기서 다시 200미터 정도 더 가면 앞에 서울역 건물이 보일 것”이라고 안내하면 상대방의 이해도는 말로만 전달하던 것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다.
좋은 보고서는 담고 있는 내용을 이해하는데 에너지를 많이 쓰지 않는다. 보고서의 외형적 모습은 이해력을 높이는데 큰 영향을 준다. 같은 내용이라도 레이아웃이 다르거나 사용하고 있는 그림에 따라 이해도가 달라진다. 비즈니스맨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이 무엇을 했는가가 중요하지 않다. 남이 나를 어떻게 이해하는가가 성패를 좌우한다. 자신의 논리를 잘 표현하지 못하면 그 논리의 우수성은 아무도 꺼내주지 않는다. 설득력을 높이는 문장과 적절한 비주얼로 메시지를 표현하라.
이해력을 높이는 문장 표현은 어떤 것일까? 미사여구와 전문적인 표현은 잊어야 한다. 상대방의 기억에 남길 수 있도록 간결하고, 구체적이며, 정확하게 당신의 생각을 문서에 입력하라.
간결하게 표현하라.
간결함을 위해서는 한 문장의 길이를 너무 길거나 짧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때 기준은 50자와 20자이다. 50자가 넘는 표현은 지루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글이 되기 쉽고, 20자 미만의 짧은 글은 정보의 내용을 표현하는데 부족한 감이 있다.
“이 시스템은 장애인의 고용안정을 위하여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고용정보를 관리하기 위해 구축한 시스템으로 이를 통하여 장애인에게 최적의 직업재활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용촉진사업의 활성화를 도모한다.”
위 글은 장애인고용정보시스템을 설명하는 글이다. 표현상으로 볼 때 “위하여”라는 말이 두 번 중복되어 있을 뿐 아니라 문장의 길이가 길어서 이해하기 어렵다.
너무 짧으면 어떨까?
“이 시스템은 장애인의 고용안정을 위해 만들었다. 이 시스템은 종합적이고 체계적이다. 장애인의 고용정보를 관리할 수 있도록 구축되었다. 이 시스템은 장애인에게 최적의 직업재활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래서 고용촉진사업의 활성화도 도모할 수 있다.”
너무 세밀하게 자르면 메시지의 의미를 연결하기가 곤란하다. 메시지의 의미를 연결해갈 수 있을 정도의 길이가 되도록 문장을 다듬어라.
“이 시스템은 장애인의 고용안정을 위하여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고용정보를 관리할 수 있도록 구축되었다. 또한 장애인에게 최적의 직업재활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용촉진사업의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다.”
문장을 간결하게 표현하기 위한 또 하나의 방법은 ‘하나의 문장에 하나의 개념’을 담는 것이다. 마치 불을 끄기 위해서 길게 늘어서 물통을 나르는 것과 같다. 한 사람의 여러 통의 물의 한 번에 들고 나르면서 불을 끄는 것 보다는 한 통씩 전달해 나가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두 문장, 세 문장으로 나눌 수 있다면 나누어 쓰는 것, 즉 단문으로 표현하는 것이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문서에 적합하다. 쉼표로 문장을 연결하여 쓰기 보다 한 문장에 하나의 내용을 담으면 이해가 쉬워진다.
• 정부의 환경예산은 2003년 약 4.5조원으로 정부 전체 예산 대비 2.7%, GDP(국내총생산) 대비 0.69%를 유지하고 있으며, 향후 국민소득 증가에 따른 환경서비스의 질적 향상 욕구의 증대로 2010년 약 7.5조원 이상으로 환경 관련 예산의 증가가 예상된다.
• 정부의 2003년 환경 예산은 약 4.5조원으로 정부 전체 예산 대비 2.7%, GDP의 0.69%에 달한다. 국민소득 증가에 따른 환경서비스의 질적 향상 욕구의 증대로 2010년 약 7.5조원 이상으로 환경 관련 예산의 증가가 예상된다.
능동태와 긍정문을 사용하는 것도 간결한 문장 표현의 한 방법이다. 요즈음 언어 표현방식에서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가 수동태를 쓰는 것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되어요” 라든가 “100억 원의 매출이 달성되었습니다”는 식의 표현이다. 문법적으로 따지자면 수동태도 하나의 훌륭한 문장이지만, 읽는 사람에게 소극적이거나 부정적인 느낌을 준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1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였습니다”로 바꾸어 표현해 보라. 비즈니스에서는 능동태로 표현하는 것이 적극성과 자신감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권장할 만 하다.
• 이 문서에서는 신제품의 개발 컨셉이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 이 문서는 신제품의 개발 컨셉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긍정문을 사용하라. “이 시스템은 2개월 이내에는 개발할 수 없습니다.”에서 받는 느낌과 “이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2개월의 기간이 필요합니다.”의 느낌을 비교해 보라. 긍정문의 설득력이 높다는 점을 기억하라.
구체적으로 표현하라.
문장은 구체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보고서는 정확한 개념을 전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른 해석을 내릴 수 있는 여지를 없애야 한다. 상대방이 알고 있을 것이라는 착각에서 문장은 매우 두루뭉실해지거나 애매해진다.
구체적으로 메시지를 보여주는 첫 번째 방법은 숫자로 표현할 수 있는 내용은 반드시 숫자로 표현하는 것이다. “올해 우리 회사의 매출은 획기적인 신장이 예상되고 있습니다.”라는 표현을 생각해 보자. 어느 정도가 획기적인가? 10%? 30%? 만일 작년까지의 매출 신장이 마이너스 수준이었다면 단지 10% 만으로도 획기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20%는 넘어야 획기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올해 우리 회사의 매출은 전년대비 25%의 신장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혹은 “올해 우리회사는 2,500억 원을 초과하는 매출을 예상하고 있습니다.”라는 표현으로 바꾸면 좋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표현하는데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애매한 설명으로 끝나기 쉬운 특정 단어의 사용이나 표기 방법에 주의하는 것이다. 특히 사람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는 단어에 주의해야 한다.[2]
기술적인 문서인 경우에 전문용어는 문서를 읽어 내려가는데 종종 장애물이 된다. 어떤 분야에 정통한 사람일수록 자신이 사용하는 용어가 너무나 일반적이어서 다른 사람이 이해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한 음향기술자가 ‘돌비’시스템을 처음 만들고 이것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한 마디로 ‘잡음을 걸러주는 음향장치’라고 설명했다고 한다.[3]
표현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표현의 일관성이란 읽는 사람이 읽기 쉽게 표현 방법을 통일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 우리 회사의 보안 수준이 위험수위에 이르렀습니다.
• 정보실의 분석에 따르면 문서 보안 수칙이 지켜지지 않아 e메일 혹은 휴대용 저장장치를 통해 중요한 문서가 유출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 정보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보안 의식에 의존하는 현재의 보안 운영 시스템을 개편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의 보고서에서 보안, 문서보안, 정보보안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들은 모두 한 가지다. 그러나 각각의 용어가 의미하는 것은 그 범위가 모두 다르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하나의 용어는 하나의 개념을 설명한다는 사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정확하게 표현하라.
문장 표현이 정확해야 한다는 말은 우선 문법적으로 하자가 없어야 한다는 것과 함께 문장의 논리적 연결이 매끄러워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지속되는 환율 하락에 대해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위의 글에서는 주어가 생략되어 있다. 누가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인가? 정부인가? 회사인가? 아니면 특정 부서인가?
• 지속되는 환율 하락에 대해서 정부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문장의 의미를 전달하는 서술어가 문장의 가장 끝부분에 자리하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한국말의 특징은 문장이 완성된 뒤에야 전체적인 의미를 해석할 수 있다. 해석의 속도가 늦는 것뿐 아니라 완전히 뒤바뀐 결과를 얻기도 한다.
•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은 향후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우리 회사가 리더의 위치를 유지하기 위한 첨단 제품의 출시를 앞당기는 것입니다.
이 문장의 주어는 ‘목적은’ 이고, 서술어는 ‘앞당기는 것이다’. 그런데 주어와 서술어가 문장의 양 끝단에 위치하다 보니 내용을 이해하는데 혼란스럽다. 문장 중간에 삽입된 ‘~에서’와 ‘~를 위한’의 내용이 복잡하게 엉켜있기 때문이다. 이 문장을 주어와 서술어의 거리를 좁혀서 다시 표현해 보자.
•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은 첨단 스마트폰의 출시를 앞당기기 위한 것입니다. 우리 회사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리더의 위치를 유지하는데 이번 프로젝트의 성패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입니다.
• 첨단 스마트폰의 출시를 앞당기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입니다. 우리 회사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리더의 위치를 유지하는데 이번 프로젝트의 성패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입니다.
문장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정보는 서술어에 들어 있다. 중요한 정보는 되도록 빨리 제시해야 한다. 주어와 서술어의 거리는 짧을수록 좋은 것이다.[4] 또한 주어와 서술어의 논리적 관계가 서로 호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문장을 표현하는데 빈번하게 나타나는 것 중 하나가 주어와 서술어가 따로 노는 경우이다.
• 이번 신상품의 매출이 부진한 이유는 철저한 시장조사를 하지 않았다.
• 신상품의 매출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장을 이해하는 것이다.
위와 같은 문장을 쓴 사람은 주어와 서술어의 논리적 관계가 어긋났다는 점을 스스로 깨닫기 어렵다. 생각은 이미 논리적으로 완성되어 있기 때문에 글을 읽어도 그 차이를 쉽게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오류를 바로 잡는 방법은 주어와 서술어를 한 번에 읽어보는 것이다. 앞의 문장은 ‘이유는 ~하지 않았다’로 서로 호응하지 않는다. 뒤의 문장은 아예 주어가 사라졌다.
• 이번 신상품의 매출이 부진한 이유는 철저한 시장조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신상품의 매출을 높이는 방법은 시장을 이해하는 것이다
수정된 문장은 주어와 서술어가 서로 호응하고 있다. ‘이유는 ~때문이다’, ‘방법은 ~이해하는 것이다’로 주어와 서술어를 붙여서 읽어 보면 문장 표현의 정확성이 높아지게 된다.
※주[1] 이태식, 이동욱(2004), 지식경영개론, p.37
주[2] 데루야 하나코(2006), “로지컬 라이팅”, P. 244
주[3] 임재춘(2003), “한국의 이공계는 글쓰기가 두렵다”, p. 56
주[4] 임재춘(2003), 앞의 책, p. 72
현경택. 2013. "기획력강의", 동문통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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